알파카윤의/생각들

자취 생활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대학생? 직장인? 언제 독립하기 좋을까?

알파카윤 2022. 1. 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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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윤입니다.


자취생활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1. 대학생
2. 직장인
3. 그냥 집에 눌러 살자


저는 어릴 때부터 독립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냥 혼자 힘으로 다 해보고 싶었어요.
스스로 벌고, 사고싶은것이 있으면 사고. 눈치 덜 보고 말이죠.

눈치를 본다?

청소년 때 아르헨티나에서 가족과 이민살이를 7년정도를 했습니다.
성인이 되기도 전에 가정사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군요.
부모님이 스페인어를 빠르게 배우실 수는 없으니 제가 함께 다니면서 통역을 했습니다.
겨우 중학생 된 녀석이 집안사정을 속속들이 알게된거죠.

한국에 돌아오기 전 과외 알바를 했었습니다.
심지어 해외 현지인을 상대로... ㅋㅋ 제가 영재는 아니였지만 워낙에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 많았던터라...
주로 영어, 수학, 심지어 스페인어도 가르쳤죠. 그들의 모국어인데...
그 이외에도 용돈을 받으며 큰아버지네 옷가게에서 일하기도 했죠.

이때만해도 자만심에
'성인이 되면 알바하면서 용돈 벌어서 쓸게!'
라는 말을 내뱉곤 했습니다.

눈치를 보게 된 것은 대학 합격 후,
처음 롯데마트 수산코너에서 알바를 했을 때 입니다.

그때 시급이 4천원이 안되었어요.
한 시간동안 소리치고, 생선 포장하고, 오징어 손질같은거 조금 해주고.
짬버리고 등등. 1시간동안 앉을 곳도 없이 겁나게 일을 하다보면 그 노동의 대가가 고작 4천원이 채 안된다는걸 깨달았죠.


지나온 날들이 생각나더군요.
영화 한편 보러가려고 받아간 2~3만원
3만원이면 이 3만원을 나에게 주시기 위해 몇시간을 일하셨을까?
돈을 더 달라고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물론 부모님 급여가 저의 알바 시급과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요.

뭔가 그때는 물건 살때마다 가격표가 시간으로 보였어요.

과자 하나 30분. 라면 20분. 만오천원짜리 파스타 한그릇 3시간.

뭐 하나 쉽게 쓰기가 더 어렵더군요.

그런 눈치를 벗어나기 위해 더더욱 스스로 벌어 쓰기를 생각했던 겁니다.


수산코너를 시작으로 대학교를 다니며 많은 알바를 했습니다.
대형마트 육류 및 양념육류 파트직원, 동네 중형마트 직원, 칵테일바, 당구장, 찜닭집, 알밥집, 호텔 메이드, 연회장 서빙, 지역 축제 행사 스태프, 제빙기 공장, 생활용품 공장, 화장품 공장, 알루미늄 부품 공장, 핸드폰 부품 공장, 닭공장, 양식집 주방, 등등.

이제보니 편의점은 안했네요. ㅋㅋ

그냥 닥치는대로 할수 있는건 했었어요.
열심히 놀고 먹었죠.
그리고 학점을 조금 말아먹었습니다.
아 눙물.



다시.

논점은 말아먹은 저의 학점이 아니라 당신이 언제 독립하는지 였습니다.



학점은 실제로 취직할때나 어디 가서 대화할때? 도움 요소로 작용 할 수 있긴 합니다.
저는 저의 학점이 별로 아쉽진 않습니다.
그것보다 아쉬운건 그렇게 많이 시간과 돈을 썼는데 의미있는 소비가 많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금 돌아보니 학생 때는 정말 그 많은 시간과 돈이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얻은게 정말 많지만 더 얻을 수 있었는데 못했다는 후회.
눈치 안보고 내돈 벌어서 잘 쓰자라는 생각만이 우선이였던게 아쉽습니다.


지금 제 관점에서는 중요한건 독립하기도 알바하는 것도 아닙니다.
언제 하는가도 지금 세상에서는 중요하지 않은것 같아요.
그냥 하고싶을 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해요.

너무 허무한가요?


단 중요한 포인트는 좋아하는일, 내가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겁니다.
'의미있는 독립을 할 수 있는가?' 입니다.


독립은 모든 강제적인 절제도구에서 멀어질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통금이 없어지고, 잠자는 시간, 기상시간, 식사의 종류 등 모든 것의 기준이 '나' 자신이 됩니다.
이불도 내가 고르고, 반찬거리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돌아다니며 찾게 되죠.
잠시 산책하러 나갔다가 혼술하고 다음날 아침에 국밥을 먹고와도 됩니다.
아무도 말리지도 그 누구에게 알릴 의무도 없죠.


자신의 기준이 정말 명확해야 합니다.
사용할 돈의 양, 자기계발에 투자할 시간, 학업에 투자할 시간, 친구 만나는 시간 등.
본인이 다 정하는 겁니다.

단순히 혼자 사는것이 아니라.
이제 스스로 본인의 인생을 그려야 하는거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제 이런 소리를 스스로에게 해야한다는 겁니다.


사람이 변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합니다.
대부분의 일생을 자신과 벽을 쌓고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입식 교육의 안좋은 면이랄까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스스로에게 기분 안나쁘게 지시를 하겠어요.
그저 괜찮아, 잘하고 있어, 내일부터 잘 하면 돼.
그냥 합리화하는 경우가 훨씬 쉽습니다.


저는 자취나 독립을 하기 이전에 자신의 어떠 신념이, 자아가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경우는 망가지기 쉽습니다.
공장을 다니며 백만원 이백만원이 넘는 돈이 수중에 와봤자.
혹은 어느 가정은 부모님이 여유가 있으셔서 다 케어가 된다고 해도.

남은 나머지 시간과 돈을 어디에 쓸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그냥 날리는 겁니다.

집에서 눌러 살면 가족과 대화도 나누고 한평생 부모님, 혹은 형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라도 늘어나게 됩니다.
독립하고 한달에 한번 집에 방문을 한다면 1년에 고작 12번 가족의 얼굴을 봅니다.
독립하는 순간 부모님의 얼굴이 빠르게 늙어가는게 보일 겁니다.
12번 보면 한해가 가니까요. 그런데 알면서도 벌어진 일들에 쉽게 집에 찾아갈 수 없게 됩니다.

독립이란 언젠가 겪게 될 일입니다. 이유가 가족에게서 벗어날 생각이면 안된다는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과 많이 대화하세요.
내가 무엇을 원할까?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을까?

혼자 독립하는 순간 그런 생각들을 새로운 '나의집'에서부터 가꾸는 겁니다.

결혼한다고 해서 갑자기 예쁜 신혼집이 되고, 유튜브 인테리어 영상을 많이 봤다고 해서 나의 자취방이 느낌있어지는것이 아닙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쉽게 되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집에서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 안에서 화장실 청소를 몇번이나 해 봤을까요?
자기 집 화장실을 원래 한번도 청소 안해본 사람이라면 독립하고 결혼 전까지 집을 옮긴 횟수가 화장실 청소한 횟수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웃자고 적은 말이지만,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는 환경인데 안하고 있다면 평생 안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명확하면 언제 독립하든 잘 해낼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왜 해야할지를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자취 할까?
독립을 언제 할지가 고민이신가요?

먼저 자신이 자신 스스로와 친해졌는지 확인해보세요.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의 계획이 어느정도 잡혀져 있는지 적어보세요.

독립할지 말지 계획하지 마세요.
인생의 계획을 먼저 세워보세요.
중간중간에 있는 목표들을 더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방법으로 '독립하기'가 들어가 있어야 의미있는 겁니다.


저는 처음 자취할 때부터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하루를 살려고 하는지 몰라요.


아직 독립하시기 전이라고 하시면 저와는 이야기가 다르죠.


꼭 독립하기 전에 인생 계획을 조금이라도 잡아보고 하시길 권유드립니다.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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